"이래야 팔린다"…고물가에도 가격 유지했더니 '대박'

입력 2022-09-21 17:21
수정 2022-09-21 17:22

최근 미국에서 저가형 제품으로 인기를 끄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에서 저가 제품은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유지 정책'으로 효능을 보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e.I.f. 뷰티'는 생산비 상승 압박 속에서도 3달러(약 4200원)짜리 립스틱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고가 상품은 가격을 인상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해 매상을 올리고 있으나 립스틱, 속눈썹 봉, 마스카라 등 저렴한 베스트셀러의 값을 인상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업체의 연간 수익은 4억 달러(약 5583억원)에 이르고, 주가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랑 아민 e.I.f. 뷰티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우리는 제품 중 3분의 1은 (가격에) 손대지 않고 있다"면서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새로운 구매자가 모인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우리 업체를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애나 리줄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e.l.f. 뷰티에 대해 "많은 경쟁사와 매우 다르다"며 "여러 가지 독특한 일을 하고 있고, 덕분에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코스트코도 인기 상품인 핫도그와 탄산음료 세트 가격을 1.5달러(약 2100원)로 유지하고 있다. 스콧 릭 미시간대 교수는 "부유하지 않은 소비자는 저가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에 너그럽지 않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