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슈퍼 개미’가 회사 측에 무상증자를 요구해 화제를 모았던 코스닥 상장사 양지사 주가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슈퍼개미의 지분 매입으로 유통주식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품절주’ 특성상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 시 주가 급락이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1일 양지사는 12.95% 하락한 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만6350원까지 밀렸다가 5만8700원까지 급등한 후 다시 하락하는 등 주가 변동이 극심했다. 전날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이날 오전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가, 일부 투자자들이 다시 매집에 나서면서 급등·급락이 이어진 것이다. 양지사는 이달에만 주가가 139.01% 상승했다.
양지사는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는 배경에는 슈퍼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지분 매입이 있다. 지난 7월 개인투자자 김대용 씨는 이 회사 지분 5.25%인 83만9188주를 매입했다. 이후 8월에는 김 씨 친척 나현석 씨가 지분 0.16%를 매입했다. 양지사는 이배구 회장과 두 아들이 전체 주식 중 75.53%를 보유하고 있는데, 양지사의 자사주 물량을 제외하면 전체 중의 5.02%만 유통 가능한 물량으로 남았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 역시 덩달아 ‘뻥튀기’되고 있다. 양지사의 연간 매출액(2020년7월~2021년6월)은 444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6552억원에 달한다. 한해 매출액만 1조3001억원에 달하는 서울반도체 시가총액(6530억원)보다 양지사가 시가총액이 더 높은 것이다.
양지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슈퍼개미 김 씨의 수익률도 급등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씨는 약 10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시세차익은 2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씨는 코스닥 상장사 신진에스엠을 매수해 3주 만에 11억 원의 차익을 보고 매도해 화제를 모았다. 추후 김 씨가 차익 실현에 나선다면 양지사 주가도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주주보호 차원에서 주가 급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