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사전 계약 대수만 약 3만7446대. 이는 현대자동차의 첫 세단 전기차 '아이오닉6'가 세운 기록으로, 국내 완성차 모델 기준 역대 최다 수준이다. 많은 관심을 받는 아이오닉6을 지난 20일 하남에서 가평까지 총 120㎞를 시승해봤다.
가성비 훌륭…인생 첫 전기차로 좋을 듯이날 시승한 차량은 아이오닉6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아이오닉6은 작지 않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날렵하게 디자인돼 세련미를 더했다. 아이오닉의 전폭은 1880㎜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1865㎜)과 유사하다. 이에 반해 전고는 1495㎜로 낮고 유려한 곡선으로 디자인돼 매력적인 쿠페형 스타일을 연상하게 한다.
세련된 외관에 비해 실내 공간은 넉넉해 인상적이다. 눈대중으로 대충 훑어봐도 뒷좌석의 공간이 넓다. 성인이 무릎을 충분히 펴고 앉을 수 있을 정도다. 아이가 있다면, 공간이 널찍해 카시트에서 아이를 앉히고 꺼내는 데 수월할 듯 보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휠베이스(축간거리)를 최대한 늘려 뒷좌석 공간을 넓혔다. 아이오닉6의 휠베이스는 2950㎜로, 중형 SUV 싼타페(2765㎜)나, 대형 SUV 급인 팰리세이드(2900mm)보다 길다.
성능도 빠지지 않았다. 핸들링은 묵직하다기 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다. 고속주행에서는 순간 가속력이 잘 붙어, 치고 나가야 하는 순간에 빠르게 앞으로 나갔다. 아이오닉6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1초 정도다. 커브가 계속 이어지는 13.5㎞ 길이의 와인딩 구간에서는 흔들림 없이 급커브에도 밀리지 않고 쭉 버티며 부드럽게 돌았다.
이날 탄 아이오닉6 롱레인지는 77.4kWh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는 524㎞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공기 저항계수를 Cd 0.21까지 낮췄다. 공기저항계수가 낮은 차량으로 알려진 테슬라 모델3(Cd 0.23)보다 더 낮다. 덕분에 전기 소비효율(전비)은 현존 전용 전기차 중 세계 최고 수준인 6.2km/kWh로 높였다.
이 밖에 운전자의 심미적 기능까지 고려한 실내 무드 램프나, 220V의 일반 전원을 공급해주는 V2L 기능이 눈길이 갔다.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 충전을 해야 하는 기자에게 탁월한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향 지시등 조작만으로 차로 변경이 가능했던 것과 스마트키로 원격 전·후진을 조종해 주차를 지원했던 최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도 강점이다.
좋은 성능에 더해 경쟁사 모델 대비 가격까지 매력적이다. 아이오닉6 가격은 5200만~6135만원에 책정됐다. 동일한 세단 모델인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이 트림에 따라 가격이 7034만~9417만원인데다,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까지 고려했을 때 아이오닉6이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6은 고객들에게 전기차 이동 경험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