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이상 떨어진 구리값…"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전망"

입력 2022-09-21 15:13
수정 2022-09-21 15:23

구리 가격이 올해 들어 20% 이상 떨어진 가운데 세계 2위 광산기업인 리오틴토의 야콥 스타우스홀름 최고경영자(CEO)가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스타우스홀름 CEO는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기의 향방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공급망 위기, 인플레이션 등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하다”며 구리 수요가 단기적으로는 위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리는 건물, 자동차, 핸드폰 등 다양한 산업의 원자재로 쓰이기 때문에 가격에 경기 동향 및 전망이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구리는 실물 경기의 가늠자로 통하며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로 불린다.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했다. 세계 최대 산업금속 소비국인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봉쇄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등지의 인플레이션이 30~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구리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로 구리의 실질 가격이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강(强) 달러 국면에서는 거래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진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올해 3월 톤(t)당 1만845달러로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찍었던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20일 t당 7758달러(12월물 기준)로 마감했다.


그러나 스타우스홀름 CEO는 장기적으로는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주요 소비국인 중국의 경우 서방 국가들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덜하다”며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에도 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리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과 풍력 발전 부품 등에 쓰인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