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내지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최대 연 3.5%에 달하면서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두드러져 아직 추가하락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21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1만8937달러로 전날보다 3.1% 하락했다. 이더리움(-3.2%)과 바이낸스코인(-1.4%) 솔라나(-3.2%) 등 시가총액 상위권 암호화폐들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더리움은 '머지 업그레이드'가 끝난 이후로 18.2% 급락했다. 이더리움 채굴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24만개 이더리움 가운데 3만개를 일주일간 집중 매도했기 때문이다.
FOMC가 다가올수록 암호화폐들의 하락폭은 더 커지고 있다. 울트라스텝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Fed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시장 전망치(0.75%포인트 인상)보다 공격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기준금리 예측 서비스인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82%의 전문가들은 자이언트 스텝, 18%는 울트라스텝을 예상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울트라스텝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없었다. Fed가 울트라스텝을 밟으면 기준금리 상단은 연 3.5%에 달하게 된다. 위험자산인 암호화폐 대신 미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더욱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개인투자자들이 암호화폐 매수에 좀처럼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하락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는 "비트코인이 올해 2만달러까지 하락하면서 구글 검색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도 비트코인을 지금 매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진단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