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빚내서 투자)’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에게 적용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계속 올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최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선 신용거래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자 부담에 몰린 개인투자자들이 빚투에서 발을 뺄 경우 해당 종목의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선광(12.3%·지난 16일 기준)이다. 이루온(12.1%), 희림(11.3%), SDN(10.7%), 삼진엘앤디(10.4%), 캠시스(10.2%), 빅텍(10.0%) 등도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10%를 넘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에서는 한신기계(10.5%), 우진(10.5%), 대성홀딩스(10.4%), 혜인(10.2%), 삼천리(10.1%) 등의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은 주로 변동성이 큰 고위험 테마주인 경우가 많다.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가 대부분이다.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10% 이상인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대성홀딩스뿐이다. 반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0.2%)와 셀트리온헬스케어(1.5%)는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시 하락에 따른 원금 손실에 더해 이자 부담까지 높아지면서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패닉셀링’에 나설 시 낙폭은 더 커질 위험이 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빚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도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의 주가 하락 폭이 더 컸다”고 말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