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판 '수리남' 작전…필로폰 등 392만명분 마약 적발

입력 2022-09-20 16:35
수정 2022-09-20 16:48

관세청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태국 관세당국(관세총국)과 함께 마약 밀수 단속 작전을 펼쳐 태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필로폰 22kg 등 불법 마약류 35건을 적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392만명이 동시에 투약하거나 약 23만명을 마약 중독에 이르게 하는 양이다.

작전명 '사이렌'으로 진행된 이번 합동 단속은 작년 11월 관세청의 제안을 태국 관세총국이 수락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정부가 먼저 나선 이유는 태국으로부터의 마약 유입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태국은 동남아 마약의 물류 허브로 꼽히는데, '동남아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태국·미얀마·라오스 3국 접경지대는 전 세계 마약류의 25%가 생산되는 곳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다 적발된 마약 총 123건(577kg) 가운데 태국에서 유입된 마약이 60건(41kg)에 달했다.


한국과 태국 정부는 올해 5월 태국 관세총국과 방콕 수완나품 공항 등 두 곳에 합동단속 통제본부를 설치하고 단속 작전을 개시했다. 한국은 4개월 동안 총 7명의 정보요원을 통제본부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통제본부에 파견된 한국 측 요원은 태국 현지 정보요원 등과 실시간으로 마약류 밀수 동향정보를 공유하고 태국에서 한국으로 반입되는 마약류 은닉 의심화물을 추적했다.

4개월 동안 진행된 합동 단속으로 양국 관세당국은 태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필로폰 22kg을 적발했는데, 이는 이전 4개월 동안 단속된 8kg 대비 세 배에 이르는 양이다. 또 필로폰과 카페인을 혼합해 복용하기 쉽도록 캡슐 등으로 만든 마약 '야바(YABA)'는 같은 기간 적발량이 3만6000정에서 29만 정으로 늘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20일 퐁텝 부아삽 태국 관세총국 부총국장과 '마약류 단속에 관한 상호협력 강화 의향서'를 체결하고 "관세당국 사이의 합동 단속이 마약류 밀수 예방·차단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관세청은 마약류 주요 공급지역에 있는 국가들과 양자 간 합동 단속을 확대해 마약류 밀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