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의자 전주환 씨(31)를 두고 이웃들이 지난해 말부터 음주 횟수가 잦아지더니 실없이 웃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 씨 거주지 한 이웃은 "그가 술을 마시고 소란피우다 다친 이웃을 보며 히죽거리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전했다.
70대 주민 A 씨는 "무뚝뚝하긴 했지만, 가끔 마주치면 가볍게 목례 정도는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부모도 이웃을 보면 예의 바르게 인사해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17일 전 씨 주거지에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들이닥친 경찰을 보고 그가 살인 피의자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A 씨는 "경찰관이 5명이나 왔길래 들여다봤더니 3명은 밖을 지키고 2명은 그 사람(전주환)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상자 몇 개를 들고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씨는 한 달 전 한밤중에 일어난 해프닝 당시 전주환이 보였던 얼굴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동네 아저씨 한 명이 술을 먹고 소란을 피우다가 다쳐 얼굴에 피를 흘리는 바람에 소방차가 오고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며 "주민들은 아저씨를 걱정하는데, 그 사람(전주환)만 담배를 문 채 히죽거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웃 B 씨도 "그때만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고 몸서리를 쳤다.
전 씨는 인근 편의점 직원들의 기억에도 또렷이 각인돼 있었다. 직원 C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소주와 맥주를 함께 사 갔다"면서 "걸음걸이만 봐도 취한 게 분명했고, 술 냄새도 심하게 풍겼다"고 증언했다.
또 "결제는 일반 신용카드와 '서울교통공사'가 적힌 카드를 번갈아 사용했다"며 "처음엔 머리에 왁스 같은 것도 바르고 단정했는데, 점점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4일 밤 전 씨는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순찰 근무 중이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했다. 그는 2019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년간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을 통해 300여 차례 접촉을 시도하며 스토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