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중국 믿어선 안된다"…K-뷰티, 돌파구 찾은 곳

입력 2022-09-20 09:31
수정 2022-09-20 09:32


‘K-뷰티’를 이끌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중국 시장에서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 등 비(非)중국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주력 상품도 럭셔리 기초 브랜드에서 중저가 색조 브랜드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본 시장과 색조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클리오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클리오는 전 거래일 대비 550원(3.63%) 오른 1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장품 대형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각각 4.03%, 1.45% 하락한 것과 달리 나홀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달 들어 클리오 주가는 7.16% 상승한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주가는 각각 0.83%, 1.16% 하락했다.

K-뷰티는 발전하고 있으나 중국향 K-뷰티의 정점(피크아웃) 국면에서 중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업체들의 주가는 지속 우하향해왔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화장품은 중국향 경쟁력에만 치우쳐있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에 프리미엄을 부여해야 할 때"라며 "섹터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중국 비중이 높지 않고 중국 외 국가에서 의미있는 성장세를 시현하는 브랜드사가 소외받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 화장품 수출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 내 중국향 비중은 △2013년 25.2% △2017년 39.1% △2021년 53.2%로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 중국향 화장품 수출은 8월 누적 비중 43.2%로 축소됐다. 수출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하면서 이례적인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내 제로코로나 정책,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K-뷰티 입지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중국향 수출은 이미 둔화되고 있다. 중국향 화장품 수출은 2013~2016년 정점을 지났고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성장둔화 및 마진 하락 단계를 맞이했다. 중국향 수출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이미 정점 구간이며 비중 또한 확대될 여력이 작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시점 K-뷰티 투자의 키워드가 '색조'와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눌려있던 색조 화장품 수요가 발생해 한국 메이크업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서다.

중국과 대조적으로 일본, 미국, 동남아 등은 성장 국면에 있다. 특히 세계 3위이자 아시아 2위 화장품 시장인 일본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는다는 것은 아시아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종 내 관심 종목으로는 클리오를 추천했다. 클리오는 한국 화장품 시장의 채널 시프트를 주도한 국내 색조화장품 1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클리오의 일본 및 미국에서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K-컬쳐 확산 여파로 틴트·쿠션 등 카테고리가 주목받고 있고 일본에서는 K-뷰티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색조뿐만 아니라 스킨케어, 바디케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브랜드를 출시하고 신규시장에 진입하는 능력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클리오는 일본에서 드럭스토어 400개 이상에 입점했고 홈쇼핑, 온라인 채널 다각화에 성공하며 실적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며 "카테고리, 지역, 채널 다각화를 통한 중장기 성장 여력과 실적 가시성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현저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