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파이더맨'이라 불리는 고층 건물 등반가 알랭 로베르(60)가 환갑의 나이에 파리의 48층 건물 외벽을 타고 오르는데 성공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베르는 이날 스파이더맨처럼 붉은색 옷을 입고 파리의 파데팡스 상업지구에 위치한 높이 187ｍ의 투르 토탈 빌딩을 하네스(등산용 안전벨트) 없이 맨손으로 오르는 데 성공했다.
토탈에너지는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된 기업으로, 로베르는 빌딩을 오르기 전 언론에 세계인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경각시키기 위해 등반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에게 60세 나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 나이에도 스포츠를 활발하게 즐길 수 있고, 엄청난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해당 건물을 오른 적 있는 로베르는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정년을 상징하는 나이인 60세가 되면 이 빌딩을 다시 오를 결심을 했다. 꽤 괜찮은 생각이었다"고 했다.
1975년 고향인 프랑스 남부 발랑스 인근의 절벽을 타면서 클라이밍 세계에 발을 들인 그는 2년 뒤 단독 등반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세계 최고 등반가로 등극했다. 이후 파리 에펠탑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등 세계 각지 150여 개 건물들을 정복했다.
다만 모험을 즐기다 체포된 적도 여러 번이다. 2018년 10월 영국 런던의 202ｍ짜리 세일스 포스 타워(헤론 타워)를 로프나 다른 안전 장비 없이 오르다 체포됐고, 2019년 9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153m짜리 초고층 빌딩에 올랐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 4월 인터뷰에서 "건물에 오르기 전에는 나도 두렵지만, 내 손이 첫 번째 홀드에 닿는 순간 두려움은 사라지고 나는 다른 사람이 돼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