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부 마르케주(州)를 덮친 물 폭탄에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마르케주의 주도인 안코나 당국이 이날 새벽 내린 집중호우로 마르케주에서 현재까지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또 미성년자 2명을 포함해 총 4명이 실종됐고, 8살 어린이는 어머니 손을 잡고 길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보도에 따르면 아펜니노산맥과 아드리아해 사이에 위치한 마르케주는 해안 지대는 비교적 평탄하지만, 내륙 쪽은 구릉지대로, 불과 2∼3시간 만에 4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성인 허리 높이까지 물이 들어찼다.
소방대원 300명이 현장에 긴급 투입돼 홍수에 고립된 주민 구조 작업을 벌였다.
밤사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일부 주민은 지붕 위에 올라가거나 나무를 붙잡고 몇 시간을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파브리치오 쿠르치오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장은 "불과 몇 시간 만에 마르케주 1년 평균 강수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또 "일부 지역에선 여름철 강수량의 2배에 달하는 비가 한 번에 내렸다"면서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안 좋다"고 덧붙였다.
올여름 이탈리아는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이어졌다. 가뭄 뒤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징후로 해석했다.
기후학자인 마시밀리아노 파치니는 "가장 빗발이 강했던 15분을 포함해 4시간 동안 쏟아진 강우량이 수백 년 만에 가장 많았다"면서 "예외적인 수준을 넘어 극단적인 사건"이라고 우려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