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지난 15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HMG Driving Experience Center)에서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한계 주행 체험을 했다. 탑승 전 단단히 주의를 주는 전문 드라이버의 말에 긴장해 저절로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10년 넘게 전문 기술을 습득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곧바로 기아 스팅어로 경사각 약 38.87도까지 기울어진 고속 주회로 코스를 시속 240㎞까지 내달렸다. 경사로에 다다르자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하늘과 맞닿아 온몸이 붕 뜨는 듯한 쾌감이 느껴졌다.
이날 체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 내에 약 38만평 규모로 건립돼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새롭고 혁신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포부답게, 일반인들이 체험할 수 있는 드라이빙 시설이 많았다. 이곳에는 기자가 체험한 고속 주회로를 비롯해 총 8개 코스가 있다.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체험은 벨로스터N을 타고 5명씩 짝을 이뤄 달렸던 '짐카나' 체험. 짐카나는 평탄한 노면에 러버콘 등으로 코스를 만들고 가속과 감속, 코너링 등의 드라이빙 기술을 구사하며 주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노면에 있는 파란 러버콘을 따라 지그재그 코스를 지나 왼쪽으로 돌아 직진한 뒤, 두 번 회전하고 다시 빠져나와 급감속해 좌회전한 뒤 구불구불한 코스를 지나 초록색 러버콘이 있는 골인 지점으로 급감속해 들어오는 코스였다.
이날 기자의 기록은 '0'초였다. 생각보다 복잡한 코스에 쉴 새 없이 핸들을 돌리고 가속하고 감속했음에도 두 번이나 코스를 이탈해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프로드 코스도 인상적이었다. 모하비를 타고 자갈밭, 경사로, 모래, 20~30㎝로 구성된 범피, 45㎝의 수로, 진흙길 등을 달렸다.
모하비는 측면경사가 30도로 기울어진 코스에서 전복되지 않고 우직하게 통과했다. 이날 같이 체험을 진행한 전문 드라이버는 "모하비의 무게 중심이 엄청 낮게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자갈이나 모래, 진흙에서도 코스 모드만 바꾸자 알아서 적절히 앞바퀴와 뒷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문제없이 해당 구간을 빠져나갔다.
이 밖에 최대 60㎞까지 달렸다가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아야 전문 드라이버에게 "잘했다"고 칭찬받을 수 있는 제동코스, 항상 뿜어져 나오는 물로 마치 빗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젖은 노면 서킷, 후륜 구동 차로 코너를 돌 때 가속페달을 밟아 뒷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주행 기술 '드리프트'를 체험할 수 있는 구간 등을 경험해봤다.
현대차그룹은 이곳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체계적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차종의 우수한 상품성을 전달하면서 브랜드 및 신기술 경험과 전시 등을 통해 국내 자동차 문화를 선도하고 저변 확대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라이빙 체험을 하는 내내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들, 드라이빙을 즐기는 남편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는 이러한 고객들을 위해 약 3092평의 지상 2층 건물을 세워 라운지, 교육시설, 강의실, 신차 및 콘셉트카 전시 공간도 들어섰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영유아 등을 동반한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풍부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서킷을 게임 형태로 달려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 체험 공간이 있었지만, 가족 중 한 명이 드라이빙 체험을 할 때 일행이 다함께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이날(16일)부터 일반인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현대차 관계자는 "기초부터 고성능 차 전용, 오프로드, 드리프트, 전기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약 1만5000명이 체험할 수 있는 한국 대표 드라이빙 체험 센터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태안=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