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 내 미국·유럽의 경기 침체 확률은?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09-14 14:33
수정 2022-10-14 00:02

향후 1년 내 유럽연합(EU)에서 경기 침체가 나타날 확률이 32%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15%로 예측됐다.

14일 한국은행 BOK이슈노트 '미국·유럽의 경기 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은 지난 5월 0.4%에서 지난달 15%로 상승했다. 유럽의 침체 확률은 32%로 지난 5월과 같았다.

보고서는 다양한 경제 지표와 계량분석방법을 통해 두 지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 7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의 미국 성장률은 각각 2.3%, 1.0%로 예상됐다. 이는 앞선 4월 전망 대비 각각 1.4%포인트, 1.3%포인트 내린 수치다. EU의 경제 성장률도 올해와 내년 2.8%, 1.6%로, 앞선 전망치에 비해 0.1%포인트, 0.9%포인트 각각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유럽에 대한 OECD 경기선행지수 역시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 초기의 경기침체기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고(高)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한 급격한 금리인상을 꼽았다. 보고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대응이 과도하거나 미흡할 경우 리스크를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장기화 가능성이 주요 리스크로 분석됐다. 전쟁과 이상기온으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될 가능성도 잠재적인 리스크로 꼽힌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의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유럽의 경기가 둔화될 경우 이들 국가와 교역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경기침체로 대외수요가 위축될 경우 국내 성장 및 물가오름세가 동시에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유럽발 공급충격으로 인해 원자재가격이 크게 상승할 경우에는 국내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는 박경훈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김찬우 조사총괄팀 과장·정원석 조사총괄팀 과장·박나영 조사총괄팀 조사역·진형태 조사총괄팀 조사역·이흥후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안시완 미국유럽경제팀 조사역·이남강 전망모형팀 과장·한지우 전망모형팀 조사역이 참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