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13일 반등했지만 증권사들은 개별 기업 목표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경기 침체 환경에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이런 가운데 다수 증권사가 공통으로 목표가를 올리는 종목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에코프로비엠과 셀트리온 등이 대표적이다.
에코프로비엠 목표가 ‘줄상향’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6월 13일~9월 13일)간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가장 많이 올린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이다. 14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리고 5개사가 내렸다. 셀트리온은 12개사가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내린 곳은 한 곳에 불과했다.
LG생활건강 대웅제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F&F 비에이치 등도 목표가 상향이 많았다. LG생활건강은 10개사가 목표가를 올리고 4개사가 내렸다. 대웅제약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각각 8개사, 7개사가 목표가를 높였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호실적을 냈거나 실적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용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영업이익이 10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3% 급증했다. 이를 계기로 고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2020년부터 주가가 우상향해왔지만 추가로 오를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보급에 따른 양극재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이 내세운 평균 목표가는 이날 종가 대비 53% 높은 16만5748원이다. 대웅제약·현대해상 상승 여력 높아셀트리온은 2분기 영업이익(1989억원)이 21.3% 증가하며 실적 감소 우려를 불식시켰다. 고마진 제품 출시에 힘입어 내년엔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전망을 반영해 6월 말 평균 20만6800원이던 목표가도 25만5000원으로 높아졌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내년 하반기 미국에서 다수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2024년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영업이익이 1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42%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하반기 유럽에 출시되면서 이익 성장이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목표가는 23만2308원으로 현재가 대비 37% 오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미국 2기 공장 가동에 힘입어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한 달간 보고서를 발표한 11개 증권사 가운데 10곳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업종은 경기 침체 영향이 반영되면서 목표가가 낮아졌다.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있는 인터넷주가 대표적이다. 2020년 상승장을 주도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는 각각 20곳, 16곳으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현대건설 한세실업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가 1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