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격 '파죽지세'…러 5개월 점령지 단 1주일 만에 수복

입력 2022-09-13 17:41
수정 2022-09-27 00:31

우크라이나군이 북부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붙이며 탈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를 중심으로 수복 면적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화상 연설에서 “9월 들어 오늘까지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와 동부에서 6000㎢ 이상 수복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면적은 서울(605㎢)의 열 배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1일 탈환한 면적이 3000㎢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24시간 동안 20여 개 마을을 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 싱크탱크인 미국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북부에서 전차 등 각종 군수품을 남겨둔 채 패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철수를 인정했지만 후퇴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한 군 재편성을 위해 철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 5개월간 점령했던 지역을 1주일 만에 빼앗겼다. 러시아는 지난 4월부터 동부 지역(돈바스)에서 서쪽으로 천천히 전진해 왔다. 군사력 분석업체 로찬컨설팅의 콘라드 무지카 대표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를 방어하기엔 동부 지역에 있는 병력이 너무 적었다”며 “이 때문에 전선 전체가 허물어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내부에 균열도 생기기 시작했다. 잇따른 패전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증폭돼서다. NYT는 이날 러시아 지방 의원 40여 명이 푸틴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승전에도 불구하고 신중론은 여전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북부 지역에서 상당한 전진을 이뤄냈지만 판세가 달라졌다고 확정하긴 이르다”며 “러시아군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군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