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커피 향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업체들은 대당 1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커피 머신을 전국 점포에 도입해 품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할인폭탄’도 쏟아붓고 있다.
편의점 CU는 9월 한 달간 즉석 원두커피 ‘겟(GET)커피’를 대상으로 ‘1+1’ 판매 행사를 한다고 13일 발표했다. 행사 제품은 따뜻한 아메리카노 미디엄(M)과 라지(L) 사이즈 2종이다.
가격은 각각 1300원, 1500원으로, 1+1 적용 시 따뜻한 아메리카노(M)의 한 잔 가격은 650원이 된다. 주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5000~6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89%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구매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CU가 2015년 겟커피를 출시한 뒤 이 상품을 1+1 행사로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CU가 이처럼 커피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건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서다.
CU에 따르면 겟커피 판매량은 2018년 6000만 잔→2019년 1억1700만 잔→2020년 1억4000만 잔 등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판매량 2억 잔을 달성했다.
각 업체는 고급 커피머신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CU는 전 세계 상업용 커피머신 시장 점유율 1위인 이탈리아 라심발리의 머신을 점포에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개당 1000만원이 넘는다.
GS25는 스위스 유라의 1300만원이 넘는 고급 머신을 1만3000개 점포에 설치했다. 이마트24는 이탈리아 세코의 1400만원대 머신을 도입했다.
원두 연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GS25는 최근 한국커피연합회 소속 전문 바리스타들과 협업해 ‘카페25’ 원두 블렌딩을 4년 만에 리뉴얼했다. 리뉴얼을 통해 △콜롬비아 △과테말라 △브라질 △에티오피아 4개 유명 커피 산지의 원두 배합을 재조정해 풍미와 깨끗한 뒷맛을 극대화했다.
업계는 커피 경쟁력 강화가 점포 수익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커피를 사기 위해 점포에 방문한 소비자 10명 중 8명이 다른 상품까지 추가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출근길 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커피를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 점포 입장에선 단골손님도 유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