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18년 이후 스마트공장 도입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해왔다. 그간 성과가 없지 않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 중국, 일본 등과 같은 디지털 대전환(DX)에 관한 국가 차원의 큰 그림이 없어 미흡한 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8일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의 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 매출이 도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23%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이 미도입 기업에 비해 매출은 23.7%, 고용은 26.0%, 연구개발(R&D) 투자는 36.8% 더 증가한 것이다.
이 연구는 2018~2019년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302개사와 동일 업종·매출 구간의 스마트공장 미도입 중소기업 304개사에 대한 실태조사, 재무제표 및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결합한 패널 데이터 실증 분석을 통해 진행됐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은 미도입 기업 대비 △하루 생산량 증가 △공정시간 감소 △납기 단축 등에서도 더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2015년 스마트공장 추진단을 발족한 정부는 2018년 이후 스마트공장 보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기준 2만5039개의 스마트공장을 보급했으며 올해 2475억원을 투입해 3만 개까지 숫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만 구축해도 스마트공장에 포함하는 등 형식적인 보급 숫자에만 매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초기에 구축된 스마트공장의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곳도 적지 않고, 보급된 공장이 중소기업 생산 현장의 실무와 괴리가 큰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장기적인 시야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