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받아 일제히 가동이 중단된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가 이르면 13일 모두 정상화될 전망이다. 태풍 피해로 휴풍(가동 중단)에 들어간 지 1주일 만이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포항제철소 3고로를 정상 가동한 데 이어 12일부터 4고로를 재가동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르면 13일께 2고로도 재가동할 예정이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말 노후화로 가동을 중단한 1고로를 제외하고 2·3·4고로 3기가 가동 중이었다. 앞서 6일 새벽 최대 500㎜의 기록적인 폭우와 인근 하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정전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포항제철소 고로 3기가 동시에 가동을 멈춘 것은 1973년 쇳물 생산을 시작한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었다.
포스코는 추석 연휴 기간 포항·광양제철소와 협력사, 관계기관 임직원 등 하루 평균 8000여 명, 누적 3만여 명을 복구 작업에 긴급 투입했다. 고로는 5일 이상 가동을 멈출 경우 재가동에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조속한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포스코센터 임직원 200여 명과 광양제철소 직영·협력사 직원 300여 명도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경상북도와 소방청, 조선사, 해병대 등으로부터 대용량 방사포와 소방 펌프, 살수차 등 중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았다.
포스코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처리하기 위해 제강(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과 연주(쇳물로 슬라브를 만드는 작업) 설비 복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11일부터 2제강 4전로와 3제강 1전로의 재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는 이른 시일 내에 모든 제강 설비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근 하천인 냉천의 범람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은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돼야 정확한 피해 규모 추산 및 압연라인 복구·가동 계획이 수립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고객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해 긴급 제품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보유 중인 재고를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한 비상출하대응반도 13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