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로 출장을 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현지 그룹사 직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12일 삼성전자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예방했다. 9일과 10일에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각각 방문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만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멕시코 현지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하고, 삼성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전했다. 삼성과 멕시코 기업들 사이의 중장기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멕시코 대통령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요청…파나마·영국도 방문 예정특히 이 부회장은 2030년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을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부탁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멕시코 양국이 부산엑스포를 계기로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앞서 6월 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멕시코에 이어 파나마와 영국을 차례로 방문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9일 멕시코 케레타 가전공장을 방문한 이 부회장은 세탁기와 냉장고 제품을 살펴봤다. 케레타 공장은1988년 설립돼 미주 지역에 공급할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티후아나에는 1996년에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의 공장을 한곳에 모은 해외 복합 생산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이 부회장은 제품에 대한 현지 반응과 판매 현황 등을 점검했고, 멕시코 현지 직원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직원들을 위로했다. 이 부회장은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특기로 떠오른 '구내식당' 경영이 또 한번 발휘됐다. 이 부회장은 구내식당에서 떡만둣국과 비빔밥을 배식받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가는 곳마다 '구내식당' 식사…직원들과 간담회 기념촬영도이 부회장은 10일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건설 현장 외에 직원들이 생활하는 '삼성 캠프'(숙소·식당·매점·휴게 공간 등으로 구성)도 직접 둘러봤다. 삼성 캠프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이 부회장이 '평소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요청으로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 및 현지 숙소와 식당을 관리하는 협력회사(현대 그린푸드) 직원들을 만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다. 2019년 기본 설계를 수주한 뒤 2020년 본설계, 조달 및 시공까지 연계 수주한 곳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함께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회사와 계열사까지 찾아갔다. 8일에는 멕시코 소재 하만 공장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9일에는 가전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제어 부품 등을 공급하는 대영전자를 방문했다. 대영전자는 1996년부터 25년 넘게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