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술자리 안 했으면 좋겠다"고 직언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공개된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매일 술을 먹어도 1년에 365명만 독대할 수 있는데, 그 사람들만으로는 국가를 운영할 수도 없고 그 사람들을 다 믿을 수도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이 XX 저 XX'라고 욕설했다는 상황도 '술자리'였다고 주장하면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겨냥했다.
그는 "윤핵관은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최고의 달인이자,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다"며 "대통령과 함께 라면 끓여 먹고 술 마시면서 분위기 맞추다 그리됐을 것이다. (대통령) 본인이 진짜 당무를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당대표 권위는 무조건 지켜줬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당대표 권위를 지켜주고 당대표와 당무를 논의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실제 벌어진 일은 뭔가. 저녁 술자리에서 당대표에 대해 '이 XX 저 XX'라고, 그게 바뀌었을까. 대통령의 캐릭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이 윤핵관을 멀리한다는 말이 나오는 데 대해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어떤 특정한 계기로 윤핵관이 한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대통령) 본인이 깨달은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들이 했던 무수한 말을 곱씹어 보면서 '그때 혹시 (윤핵관들이) 사기 친 거 아닐까' 되짚어보고 바로 잡을 게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왜 내부 총질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유튜버 세계관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들과 윤 대통령의 인식이 같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이준석을 공격했을 때 지지율이 떨어졌고, 이준석이 다시 합류하면 지지율이 올라간 게 팩트"라며 "그 사실을 최대한 곡해하는 게 유튜버의 관점인데, 그 관점을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이다. 내가 내부 총질 발언한 게 뭐가 있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절대자, 권력자 등에 빗대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나에 대한 적대감을 원 없이 드러내지 않았냐"며 "목이 아파 약 먹어 가면서 선거 치른 내가 왜 그런 소리(내부 총질)를 들어야 하냐.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