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하반기에 생각만큼 주가 반등 속도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분간은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합니다. 채권이나 정기예금에 관심을 갖는 것도 주식을 대신할 투자 대안이 될 것입니다."
박환기 대신증권 사당WM센터 센터장(사진)은 최근 <한경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남은 올해 하반기 증시를 전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보면 금리 인하보다는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시그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주식시장이 다소 암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주식 투자를 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이 정도 금리를 보는 것이 처음"이라며 "그래도 주가 반등이 나온다면 기존에 투자했던 주식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3개월이나 6개월짜리 확정금리 정기예금 상품에 투자해 3개월마다 올라가는 금리를 취할 수 있게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은 표본금리가 2% 이하인 채권들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를 한다면 추가하락을 염두에 두고 분할매수하라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본인이 판단하기에 확실히 하락했다고 생각하는 시점이더라도 2~3회 정도 나눠 분할매수 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며 "안전하게 투자하려면 주가가 하락했을 때보다는 바닥을 확인하고 어느 정도 지수가 반등하는 걸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1998년 현대투자신탁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대신증권으로 이직해 청담지점, 올림픽지점, 본사 마케팅 부장 등을 거쳐 올해 1월부터 사당WM센터 센터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개인과 법인 고객의 재무목표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요즘엔 대안 투자가 훨씬 다양해졌다는 게 박 센터장의 분석이다. 그는 "상장지수펀드(ETF)만 예를 들어도 우리가 모르는 상품이 엄청나게 많다"며 "똑똑한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ETF 등에 투자하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츠 등에도 투자 비중이 늘어 미국이나 일본 시장을 조금씩 따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고액자산가들의 특징으로 꼼꼼함을 꼽았다. 그는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투자나 본업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보가 많다"며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말처럼 본인이 가진 정보와 여러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통해 본인이 잘 아는 투자 자산에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 고객 중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분은 스스로 부동산이나 PF에 대해 잘 알고 있다보니 이와 관련된 투자상품에 투자 비중을 높이는 편"이라며 "그 고객의 최근 수익률을 보니 작년까지는 45%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30% 정도 수익이 났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자신만의 투자 원칙으로 △분산투자 △장기투자 △시장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분산투자나 장기투자라고 하면 내가 생각했던 수익률보다 수익이 적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오히려 변동성을 이기는 투자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투자하게 되면 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며 "분산투자와 장기투자하면서 시장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자신의 잘했던 투자도 소개했다. 자산의 많은 부분을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면서도 유동성 비중을 높게 가지고 있었다.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인덱스 펀드로 자산 비중을 옮길 때 현금으로 남겨뒀던 부분까지 다 올인했다면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유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조금 더 마음에 위안이 된다"며 "이 유동성을 가지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 다시 포트폴리오를 짜고 리밸런싱을 할 수 있다는 게 잘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투자자들에게 조급해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과거에 비해 위험 대비 초과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커져가는 시장에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기회는 한 번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천천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