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태생)는 행복을 위한 필수요소로 소득과 재산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관계와 우정을 1순위로 생각하는 미국 Z세대와는 다른 세태다. 즐겨 이용하는 콘텐츠 분야에서 한국은 동영상·웹툰을 많이 보고, 미국은 팟캐스트 등 오디오 콘텐츠가 강세를 보였다.
'모바일 네이티브' 韓 Z세대들
9일 데이터 조사·분석 스타트업 오픈서베이의 ‘Z세대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Z세대의 62.7%는 행복을 위한 10대 요소 중 ‘소득·재산’을 최우선 항목으로 꼽았다. 조사는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1997년생부터 2007년생 Z세대 424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항목별로는 1위부터 3위까지를 선택하는 순위형 응답으로 진행됐다.
함께 조사가 진행된 미국에서는 ‘인간관계·우정’ 항목이 47.1%를 기록했다. 두 국가에서 공통으로 중시한 ‘신체적·정신적 건강(한국 56.8%, 미국 56.4%)’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치다. ‘명예·사회적 지위’ ‘범죄·전쟁·사고로부터의 안전’ 등 항목은 양국 모두 7.8~18.6%를 기록하며 저조한 응답을 보였다. 10년 뒤 소속 국가의 경제 상황을 묻는 말엔 한국의 32.3%, 미국의 29.4%만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도 달랐다. 한국의 Z세대는 물건을 구매할 때 모바일을 이용하는 경우가 55%에 달했다. PC 이용률은 14.1%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24.7%로 PC 이용률이 높았다. 오프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비중은 한국이 30.9%, 미국이 34.5%였다. 한국 오프라인 구매는 편의점(46%)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미국은 대형마트(52.4%)가 1위를 차지했다.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앱에선 유튜브가 양국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상위 5개 앱 중 한국에선 카카오톡, 네이버가 순위권에 들었고 미국은 틱톡과 스냅챗을 쓴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형제·자매와 놀며 인권 중시하는 美 Z세대
웹툰을 보는 Z세대는 한국이 3배 이상 많았다. 응답자의 67.7%가 ‘3개월 내 웹툰을 본 적 있다’고 응답했는데, 미국은 19.6%만이 읽었다. 대신 팟캐스트·라디오를 듣는다는 Z세대가 29.9%로 한국(9.1%)보다 많았다. 동영상과 음악, 게임은 양국 모두 70~90%대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취미·여가, 외모 관리, 경제·재테크, 여행 등 관심사의 수를 묻는 항목에선 한국 Z세대가 평균 7.32개를 기록하며 미국(5.15개)을 앞섰다.
미국 Z세대는 인종차별(49%)과 노동자 인권(14.2%), 자기 몸 긍정주의(18.6%)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해당 항목에서 한국은 모두 7% 미만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Z세대는 자기 몸 긍정주의에 대한 관심사가 0.9%에 불과했다. 한국 Z세대는 ‘환경·기후변화(31.4%)’, ‘취업난·일자리 부족(31.4%)’ 등에 흥미를 보였다. 여가를 보내는 사람은 한국 Z세대 기준 ‘친구(86.8%)’가 많았고, 미국은 형제·자매(59.3%)’ 응답률이 높았다.
오픈서베이 측은 보고서를 통해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세대, 이른 나이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두며 다양한 사회 문제에 주목하는 Z세대는 국가별로 특징이 다르다”며 “평소 Z세대 이해가 필요한 기업 실무자는 양 국가에서 드러난 쇼핑·콘텐츠 이용 행태 등의 결과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