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합의를 위한 네 가지 조건을 재차 강조했다.
알리 바하도리자흐로미 이란 정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핵협상 타결을 위한 네 가지 조건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미국은 과도한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 가지 조건은 △제재 부활 방지 보증 △실질적 검증 △지속가능한 제재 종료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종결 등이다. 이란이 지난해 4월부터 진행된 핵협상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조건들이다.
이란은 2015년 오바마 미국 행정부 시절 미국 등 서방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서명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이 보증하거나 합의가 깨지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외국 기업들이 이란에서 제재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검증, 자국 내 미신고 장소에서 검출된 핵물질과 관련한 IAEA 조사 철회 등이 이란의 요구사항이다. IAEA는 앞서 여러 차례 보고서를 내고 이란의 미신고 장소에서 핵물질이 발견됐다며 해명을 요구해왔다.
미국은 지난달 유럽연합(EU)이 핵협상과 관련해 제안한 최종 중재안에 대한 의견서를 이란에 전달했다. 이란도 이에 대한 답변을 EU에 제출한 상태다.
협상 과정을 조율하고 있는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최근 상황과 관련해 “협상이 신속하게 타결되리라는 확신이 약해졌다”고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