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도 내달 라면가격 인상…왕뚜껑 11% 오른다

입력 2022-09-07 17:13
수정 2022-09-08 01:23
농심에 이어 팔도가 다음달 라면 가격 인상에 나선다. 지난해 9월 이후 1년 만의 인상이다. 팔도는 다음달 1일부터 12개 브랜드 라면 제품의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고 7일 발표했다. 공급가 기준 주요 제품의 인상 폭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팔도비빔면은 개당 745원에서 818원, 왕뚜껑은 880원에서 977원으로 각각 오른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유통채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팔도는 지난해 9월 1일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 바 있다. 팔도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가격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가공식품 제조업체의 제조원가에 글로벌 원재료 가격 변동이 반영되기까지는 평균 6개월가량이 걸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원재료 납품업체로부터 3~12개월치를 선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최근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밀 가격이 상반기보다 하락했는데도 라면회사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이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맥 가격은 지난 5월 t당 419.22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 6일 기준 293.95달러로 내려왔다.

라면시장 1위 업체인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약 1년 만에 주요 라면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올린다. ‘사리곰탕컵라면’(15.2%)이 가장 인상률이 높고, ‘짜파게티’ 13.8%, ‘신라면’ 10.9% 등이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라면 회사들도 다른 회사의 가격 인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두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도미노처럼 다른 업체도 가격을 인상해왔다”면서도 “오뚜기나 삼양식품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해 보다 신중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말과 내년 초엔 환율과 유럽 에너지 공급난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