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 중 납치된 '억만장자 상속녀'…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입력 2022-09-07 17:35
수정 2022-09-07 23:04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 여교사가 조깅 중 괴한에게 납치된 지 사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억만장자의 손녀로, 최근 할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6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멤피스주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만 3일이 지난 지난 5일 오후 5시쯤 실종자 엘리자 플레처(34)의 시신을 발견했다. 장소는 멤피스 인근으로, 피랍 현장에서 불과 20여분 떨어진 곳이었다.

당초 경찰은 시신의 신원과 사망 원인 모두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이날 플레처의 시신이 맞다고 확인했다.

앞서 플레처는 지난 2일 오전 4시 30분께(현지 시각) 멤피스 주립대학교 인근에서 조깅하던 중 실종됐다. 해당 도시에서 올해만 100건이 넘는 실종 신고가 발생한 만큼, 현지 경찰은 수사 초반 실종으로 보고 플레처의 행방을 조사해 왔다.

그러던 중 플레처의 실종 직전 인근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에 조깅 중이던 플레처 옆으로 검은색 SUV 차량이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남성은 차에서 내리더니 플레처에게 다가왔고, 이내 그녀를 강제로 조수석에 태운 뒤 차를 타고 사라졌다.

경찰은 해당 차량의 위치를 확인한 끝에 남성 클레오사 앱스턴(38)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후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4일 ‘납치 및 증거 인멸’ 혐의로 앱스턴을 자택에서 검거해 기소했다. 플레처의 시신이 확인되면서 앱스턴에겐 살해 혐의가 추가될 전망이다.

플레처는 멤피스에 본사를 둔 하드웨어 공급업체 오길 주식회사의 창업자 조셉 오길 3세의 손녀였다. 납치 2주 전 플레처는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정확한 재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0년 기준 해당 사업체는 32억 달러(약 4조3616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포브스 미국 민간기업 순위는 143위이다.

이날 성명을 발표한 플레처의 가족들은 “가슴이 아프고 황망하다. 플레처는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 학생들, 학부모들, 자신을 아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였다”며 “이제는 고인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었는지 기억하고 찬양하고 응원해야 할 시간”이라고 애통한 심경을 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