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24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양전기 직원 김모씨가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6일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약 208억원을 추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회사 계좌를 관리하는 권한을 이용해 6년여 동안 246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횡령했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회계를 조작하고 문서를 위조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 회사는 심각한 손실을 보았고 피해 복구가 대부분 안 돼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범행 수법 등을 보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계양전기 재무팀 대리로 근무하며 2016년부터 6년간 총 155회에 걸쳐 회사 자금 약 24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빼돌린 돈은 해외 암호화폐거래소 선물옵션과 주식에 투자하거나 도박 사이트 게임비, 유흥비, 생활비 등에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횡령한 돈 가운데 37억원은 회사에 자진 반납했다. 하지만 이후 5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구입해 아내에게 맡긴 사실이 드러나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하고 약 209억원의 추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이후 김씨에게 “상당 기간 복역하며 장시간을 보낼 텐데 다시 사회에 복귀했을 때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최후 진술에서 “제 헛된 욕심과 그릇된 판단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