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수준 이상의 침수 피해를 본 자동차에 대한 검사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침수 이력을 숨긴 차들의 중고차 시장 유통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취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잦은 폭우로 침수 피해 차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 차량이 침수 이력을 숨기거나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채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법안이다.
개정안은 자동차가 화재 침수 등 피해를 봤을 때 임시검사를 통해 수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고,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위 시행령을 통해 침수차의 개념과 기준을 정의하고, 수리 및 검사 방법도 세부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엔진, 전기제어장치 등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침수됐을 경우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박 의원은 “국토교통부는 침수차 불법 유통을 막겠다고는 했지만, 침수차량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보험 미처리 차량의 유통을 막을 법적 근거조차 없다”며 “운행 및 매매를 위해서는 제대로 수리됐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발생한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차량은 1만1142대(8월 17일, 12개 손해보험사 신고건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 일대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5억원을 넘는 페라리부터 벤츠, 포르쉐, 벤틀리 등 고가 차량이 많았다. 5~6일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 피해 차량도 전국적으로 수천 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