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미국행 컨테이너 운임이 올해 들어 60%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를 인용해 “중국에서 미국 서해안까지 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박스당 평균 해상운송비용이 54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1월에 비해 60% 급락한 수치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해상운송비용도 9000달러로 1월에 비해 42% 하락했다.
컨테이너 운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과 주요 항구의 적체, 컨테이너 부족 현상 등이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지난 한 해 컨테이너 운임은 10배 뛰어올랐다. 지난해 9월 미국행과 유럽행 해상운송비용은 2만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올해 들어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전망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급망 혼란으로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수입을 늘렸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적어 재고가 쌓였다. 월마트는 지난해 공급망 병목 사태를 피하기 위해 자체 선박을 전세 냈을 정도로 수입을 대폭 늘렸었다.
유통업체들이 해상운송 적체 사태를 피하기 위해 미리 물건을 수입한 것도 성수기인 여름 물동량을 감소시켜 운임 하락을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컨테이너 운임 하락세는 연말을 지나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년간 컨테이너선 증가로 글로벌 해상운송 능력이 9% 향상되는 데 비해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