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글로비스·현대중공업, 개발 첫 단추

입력 2022-09-06 17:27
수정 2022-09-07 01:36
현대글로비스가 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을 위한 첫 단계인 국제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액화한 뒤 운반해 재사용하거나 폐기하는 이 배는 탄소중립을 위해 꼭 필요한 선박으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공동 개발에 나선 7만4000㎥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에 대해 미국선급(ABS)과 마셜아일랜드 기국(旗國)으로부터 기본승인 인증(AIP)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기본승인 인증은 선박 개발 초기에 기술적합성과 안정성, 실효성을 공식 기관으로부터 인정받는 절차다. 미국선급과 마셜아일랜드 기국은 선박 기술 승인 분야의 국제 기준으로 꼽힌다.

화석연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영구히 주입하거나 유전에서 재사용하는 기술은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산화탄소를 액화해 운반하는 선박은 이를 위한 전제 조건에 해당한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중공업그룹이 세계 최초 개발에 나선 이유다.

현대글로비스는 선사로서 액화이산화탄소 운송과 관련한 정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산화탄소를 선적할 수 있는 항만 후보지와 기항 조건 등을 수집해 공유한다.

이를 고려해 특정 항(港)에 적합한 제원과 최대 선적량을 산출하고 선박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은 액화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화물저장시스템(CCS)과 화물운영시스템(CHS)을 고도화하고, 적재량이 극대화되도록 선박을 설계했다.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이산화탄소 운반선이 탄생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중공업그룹이 예상하는 선박의 길이는 284m, 폭은 42m다. 친환경 선박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엔진도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액화 이산화탄소 전용 운반선을 통해 탄소 중립을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며 “개발 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정성을 직접 검증하고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미래 친환경 해상운송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