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엑소더스(탈출) 현상이 벌어진 홍콩에서 반려견 유기가 증가하고 있다.
5일 AFP 통신은 홍콩에 오가는 여객편이 급감했고, 반려동물을 위한 항공권값이 폭등하자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주인들이 반려동물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 홍콩도그레스큐(HKDR)의 에바 시트 국장은 "예전에는 반려견을 포기하고 우리 단체에 맡기는 10명 중 2명이 이민 때문이었는데 요즘에는 이민이 거의 유일한 이유가 됐다"면서 "10명 중 8명이 이민을 이유로 우리에게 반려견을 맡긴다"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이민을 떠나는 이들 대부분이 반려동물을 함께 데리고 가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홍콩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항공편이 급감한 탓에 포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국제공항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엄격한 방역·격리 규정으로 많은 항공사가 홍콩 운항을 피하고 있다.
지난 7월 홍콩 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40만1000명으로,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여객기 부족은 좌석과 화물칸 부족으로 이어졌고, 반려동물을 위한 표를 구하는 게 불가능하거나 아주 비싼 가격에 표를 사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부유층은 반려동물을 함께 데리고 떠나기 위해 15만~25만홍콩달러(약 2600만~44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각출해 전세기를 공동으로 구하기도 한다고 AFP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