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재앙이 현실화하면서 한국의 인구 순위가 향후 50년간 30계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2070년까지 세계 인구가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은 인구가 1400만명 가량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노인 인구로, 2070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 한국 인구 세계 29→59위로 추락통계청이 5일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올해 5162만명에서 2070년 3765만명으로 줄어든다. 약 50년간 27.1%의 인구가 사라지는 셈이다. 저출산과 폐쇄적인 문화 등의 영향으로 인구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세계 인구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인구는 같은 기간 79억7000만명에서 103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과 경제규모가 비슷한 호주의 인구는 올해 한국의 절반 수준인 2617만명에 그쳤지만 2070년에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3511만명으로 늘어난다.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인구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한국 인구의 60% 수준인 네팔도 2070년 인구가 3851명까지 늘어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올해에 비해 2070년 인구가 218.9% 증가한다. 탄자니아(176.7%), 우간다(138.6%), 수단(137.8%), 에티오피아(121.1%), 나이지리아(116.9%) 등도 증가율이 높은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인구 순위는 올해 세계 29위에서 2070년 59위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약 50년 후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인도(16억9000만명)일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에서 가장 늙은 한국
문제는 인구 감소뿐 아니라 인구구조가 기형적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이 늘면서 생산연령인구(15~64세)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인구 비중은 올해 17.5%에서 2070년 46.4%로 28.9%포인트 증가하는 반면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같은 기간 71.0%에서 46.1%로 급감한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수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4.6명에서 2070년 100.6명으로 높아진다.
한국의 2070년 고령인구 비중(46.4%)은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올해 기준 한국보다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일본(29.9%)과 독일(22.4%)은 2070년 고령인구 비중이 38.7%, 32.2%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지만 한국보다는 젊은 나라가 된다. 대만은 올해 16.7%에 불과한 고령인구 비중이 40.0%까지 치솟아 한국과 유사한 속도로 늙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감소와 고령인구 비중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평균인 2.32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출산율 저하로 젊은 인구가 유입되지 않고, 이들이 출산을 하게되는 연령대가 되는 시점의 출생아 수도 지속적으로 적은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