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대형주들이 코스피 실적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이 알파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시장을 복제하는 전략으로는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5일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형주(코스피200)의 수익률 편차는 지난달 말 기준 7.8%로 작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낮아져 장기 평균 8.1% 를 밑돌기에 이르렀다"며 "구성종목 간 수익률 평차가 낮다는 것은 액티브 펀드가 패시브 펀드 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빠른 순환매 장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경험적으로 종목 간 수익률 편차가 낮아지면 그 수준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시 말해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벤치마크 대비 알파를 창출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라며 "이련 경우 포트폴리오 운용 측면에서는 시장 복제율을 높여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반도체가 수요 둔화 우려로 주가 모멘텀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고민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호한 어닝시즌인 데도 불구하고 내년 코스피 이익 전망치는 큰 폭 하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유틸리티 섹터가 코스피의 실적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순자산 50억원 이상 주식 일반형 펀드 중 약 절반 가까이가 시장과의 복제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최근 수익률 상위에는 코스피 복제율이 높은 펀드가 아닌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펀드들이 위치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브이아이지주회사플러스, 다올KTB마켓스타, 삼성뉴딜코리아와 같은 펀드는 가치와 성장 스타일 측면으로 볼 때, 펀드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펀드매니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순환매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시가총액 대형주가 주도하는 실적 하향 조정이 현재 진행 중임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운용 수준이 알파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라며 "한국전력과 반도체 업체를 제외한 코스피 분기별 영업이익은 40~50조원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경기둔화 요인을 감안하면 경기민감주보다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가 주가 모멘텀이 더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 이익 증가기여율이 높은 2차전지와 엔터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아울러 정책 수혜주도 추천됐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감축 법안과 반도체·과학법 등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기 방어적 관점에서 통신 섹터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