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코카인을 술에 타 마셨을 때 코카인과 알코올 성분을 동시에 검출하는 기술을 한국 검찰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법화학실은 최근 개발한 코카인·알코올 대사체 동시분석법을 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마약·독성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국제법독성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법화학실은 마약 복용 혐의자의 마약 투약 여부나 압수물 속 마약 성분 등을 감정하고, 각종 약물·유해물질 분석과 성 충동 약물치료 집행 확인검사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코카인은 보통 코의 점막을 통해 흡입하는 마약이지만 마약 남용자 상당수가 환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술과 함께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남용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검이 국제법독성학회에서 선보일 분석기법은 모발 시료를 통해 코카인과 알코올 복용 여부를 모두 확인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코카인만 검출할 수 있었지만 알코올 성분도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마약 피의자의 범행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코카인을 몰래 탄 술을 마셔 마약에 노출된 피해자도 가려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최근 마약 및 약물 수사에 필요한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살인이나 성범죄 등의 강력범죄에 종종 악용되는 수면유도제 졸피뎀을 극미량의 모발 감정으로 검출할 수 있는 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연구 결과를 유력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검찰의 개발 이전에 졸피뎀은 소변 검사로만 검출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복용한 지 며칠이 지나면 검출하기 어려웠다. 검찰이 개발한 새 분석기법은 졸피뎀을 복용한 지 수개월이 지나도 해당 사실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