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우리은행장(사진)이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으로 지난주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법인을 방문했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캄보디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이 행장은 캄보디아 우리은행과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경영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 중앙은행 부총재,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2대 주주 등과 만나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 고객의 현지 법인 및 사무소도 방문해 경영 애로 사항을 듣고 지원 방안을 점검했다.
이 행장이 찾은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법인은 베트남 법인과 함께 우리은행 글로벌 사업의 3대 전초 기지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11개 해외 법인에서 전년 동기보다 57.7% 증가한 127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가운데 이들 3대 법인의 비중이 59%(775억원)에 달했다.
이들 법인이 급성장한 것은 대출 자산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 2014년 여신전문회사를, 2018년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1월에는 상업은행 본인가를 받아 캄보디아 우리은행을 출범시켰다. 영업 범위가 기업금융 외환 카드 등으로 늘면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엔 인력과 조직을 늘리고 성과 보상 체계를 강화해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 2024년까지 캄보디아 내 3대 디지털 뱅크로 성장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1992년 법인 설립 후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 기반을 구축했다. 2014년 리테일 영업 확대를 위해 소다라은행을 합병했다. 현재 자산 33억달러, 직원 1600여 명, 영업점 158곳, 자산 순위 20위권의 중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제휴를 맺고 자동차 도소매 할부 금융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행장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의 해외 법인 순이익 증가율(57.7%)은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59.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현지 영업 인력을 활용한 대출 확대 △추가 증자를 통한 성장 기반 강화 △기업금융(IB) 시장 참여 △수탁(커스터디) 및 플랫폼 연계 대출 신상품 출시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