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4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출석 요구에 “제1야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전 선포”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정치 탄압 대책 기구를 꾸려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일 이 대표 측근인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청 비서관)이 이 대표에게 소환 통보 사실을 텔레그램 문자로 보고하면서 “전쟁”이라는 표현을 쓴 이후 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정책위원회 의장, 법률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가 휴일에도 총출동해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전면전’ 태세 갖추는 野조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야당 대표 소환은 한국 정치사에 전례가 드문 일로, 명백한 정치 보복이자 야당 탄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대통령과 통화하고 영수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돌아온 답은 터무니없는 구실을 잡아 만든 소환장”이라며 “과거 중앙정보부의 김대중 현해탄 (납치) 사건을 연상시킬 정도로 검찰을 통한 무자비한 정치 보복 본색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2부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6일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소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검찰의 소환 조사에 응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의총에서 정치 탄압에 대한 당의 총의를 모을 것”이라며 “(출석 여부는) 그 점을 감안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 정권 정치 탄압 대책 기구’를 구성해 이 대표 소환 등 야당 탄압에 대응하는 한편, ‘민생경제위기 극복 기구’를 꾸려 대안 야당의 면모를 부각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김건희 특검법’도 의총서 논의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두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김건희 여사를 대상으로 한 각종 의혹에는 무딘 칼날로 면죄부를 주고, 야당 대표를 향해선 더 시퍼런 칼날을 들이대 어떻게든 엮어보겠다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수사이자 불공정 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재판에서 김 여사가 직접 주식 매수를 주문한 정황이 녹취록에서 드러났다”며 “국민은 김 여사가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원 법률위원장은 “이 대표가 한 것은 대개 의견이나 주장인 반면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해명한 발언은 사실에 대한 주장”이라며 “오히려 윤 대통령이 직무를 마친 뒤 공소시효가 정지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가 문제가 돼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김 여사가) 이모씨에게 계좌 위탁 관리를 맡겼는데 손실이 나서 절연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의총에서는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할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지난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학력 및 경력 위조,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기업 후원, 대통령 공관 인테리어 공사 수주 특혜 의혹, 대통령 해외 방문 때 민간인 동행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