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마음도 홀렸다…칭찬 쏟아진 한국기업

입력 2022-09-04 12:51
수정 2022-09-05 11:31

애국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무덤'이 되고 있는 중국에서 파리바게뜨가 이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상하이 봉쇄 시기에 무허가 시설에서 빵을 제조했다는 이유로 당국이 1억원대 벌금 폭탄을 부과하자 중국 네티즌들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4일 펑파이 등에 따르면 상하이 시장감독관리국은 전날 밤 '파리바게뜨 무허가생산 처벌에 관한 답변'을 내놨다. "파리바게뜨 처벌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위법행위 실태를 고려해 식품안전법 상 최소액의 처벌을 내린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 이의제기 기간이 남아있으며 기업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최근 중국 네티즌들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파리바게뜨를 지지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자 당국이 '처벌이 과도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이례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상하이 당국은 지난 8월12일 파리바게뜨 중국법인에 '무허가 생산'을 이유로 58만5000위안(약 1억1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파리바게뜨가 지난 4월23~26일 나흘 간 허가받은 시설이 아닌 직원 교육시설에서 배급용 빵 세트 400개를 만들어 판매해 5만8500위안의 수익을 거뒀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식품안전법은 무허가 생산에 관련 매출의 10~20배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상하이는 지난 3월27일 봉쇄에 들어가면서 주요 생필품 기업에 '생활물자보장기업증명'이라는 허가를 내줬다. 직원이 시설에 격리해 숙식을 해결하는 '폐쇄루프' 체제를 갖춘 공장이 대상이었다. 파리바게뜨도 이 증명을 받아 공장을 가동했다.

상하이 내 물자가 부족해지면서 수요가 커지고, 기존 허가받은 공장의 직원들 중 가정 사정 등으로 귀가해 일손이 부족해지는 등 상황이 급박해지자 파리바게뜨는 교육시설의 설비와 원재료 등을 활용해 빵을 생산했다. 전면 봉쇄조치로 먹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학생과 교민, 중국 시민 등의 요청도 교육시설에서 빵을 긴급 생산하게 된 이유다.

중국 네티즌들은 파리바게뜨가 봉쇄라는 비상 시기에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한 것만으로도 벌금이 아닌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쓰고 있다. 웨이보에는 '나는 오늘도 파리바게뜨 빵을 사러 간다', '인간의 삶을 지원하는 기업'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펑파이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한국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에선 예외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이 회사가 정부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했으며, 무허가 생산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나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리바게뜨는 작년말 기준 중국에서 30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