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80억명까지 폭증한 세계 인구…풍요로운 삶은 계속될 수 있을까

입력 2022-09-02 16:55
수정 2022-09-02 23:44
영유아 생존율이 높지 않았던 시대가 생각보다 오래전이 아니다. 전근대 사회에선 성인의 수명도 마흔 살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세계인구는 어떻게 오늘날 80억 명이란 거대한 규모로 늘어날 수 있었을까. 심지어 전 세계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를 겪은 건 인구 규모뿐만이 아니다. 인류가 에너지와 자원 궁핍에 시달리고 식량난으로 기근에 허덕이던 게 불과 몇세기 전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은 제철 과일과 풍부한 육류, 머나먼 이국땅의 음식까지 우리 식탁에 올라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전기차를 타고 다니고,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어떻게 이런 삶이 가능하게 된 걸까. 그리고 이런 풍요로움 속에 숨어있는 문제는 없는 걸까.

원시시대부터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 바츨라프 스밀은 그의 저서 <대전환>에서 우리 사회가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전체 역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축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 스밀은 에너지 환경 식량 인구 경제 등 50여 년간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계 발달사를 꿰뚫는 통계분석의 대가로 손꼽힌다. 캐나다 매니토바대 환경지리학과 명예교수이자 캐나다 왕립과학아카데미 회원이다. 에너지와 환경, 인류 문명 등에 관한 거시적 관점의 책을 집필해 왔다.

그는 이 책에서 인류와 사회의 변천사가 다섯 가지 축과 맞물리며 진행돼 왔다고 설명한다.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 등이다. 이들 축은 각자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동해 왔다. 예를 들어 인구와 경제의 관계처럼 말이다. 저자는 전례 없는 인구 성장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지, 반대로 제한하는지, 아니면 대체로 중립적인 상태를 유지하는지 등을 통계적인 분석을 통해 증명한다.

이 책은 방대한 지식과 데이터를 통해 현대 사회를 움직여 온 변화 이면에 있는 배경을 분석할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에게 펼쳐질 미래까지 전망한다. 스밀은 지금까지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 평균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했고,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속도로 보면 2030~2052년 사이에 섭씨 1.5도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한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가족 규모의 감소 등으로 국제 이민이 큰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