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 90년대 대중 보급 이후 30여 년간 쉬지 않고 진화했습니다. 제한적 정보에 일방적 접근만이 가능했던 웹 1.0(Web 1.0), 대중이 직접 정보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중심 웹 2.0(Web 2.0) 시대를 지나 현재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활용해 대중 모두가 운영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된 웹 3.0(Web 3.0)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는 다가오는 시대를 선도하고자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들의 기술과 그들이 그리는 웹 3.0 시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더리움(ETH)의 지분증명(PoS) 전환, '더 머지(The Merge, 병합)'가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머지는 이더리움 생태계를 넘어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슈입니다.
아시아 최대 퀀트 트레이딩 기업 프레스토랩스는 1일(현지시간) '이더리움 머지에 대한 견해(Thoughts on The Merge)'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머지가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 적절한 투자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더리움 재단의 공식 비전은 '세계 수준의 디지털 미래(A digital Future on a global scale)'입니다.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2(KBW 2022)에 참석해 "이더리움을 모두에게 알맞은 블록체인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비탈릭과 이더리움 재단은 온 인류를 도울 수 있는 미래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들이 그리는 이더리움 2.0을 위한 5개의 핵심 단계(The Merge, The Surge, The Verge, The Purge, The Splurge)를 설정해 네트워크의 확장성·사용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번에 진행되는 더 머지는 이 거대한 과정의 첫 발걸음인 겁니다.
"이더리움, 머지로 에너지 효율·보안·확장성 모두 잡아"프레스토랩스 보고서에 따르면 머지는 현재 작업증명(PoW) 기반 이더리움과 2020년 12월부터 병렬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지분증명(PoS) 기반 비콘체인을 병합하는 과정입니다.
기존 메인넷의 거래 내역이 비콘체인에 기록되고, 실행 레이어(Execution Layer, EVM)와 합의 레이어(Consensus Layer, CL)로 구성돼 있던 네트워크 구조는 실행·컨센서스 노드(Full nodes), 엔진 API 형태로 전환됩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히 이더리움 컨센서스 레이어 상 PoW가 PoS로 전환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재단은 머지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 증대(More Energy-Efficient) △보안성 향상(More Secure) △확장성 개선(Keystone for More Scalability) 등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 등 자원(Resource)을 직접 소모해 네트워크 보안을 이루는 에너지 집약적(energy-intensive) 구조가 아닌 생태계 참여자들을 통해 네트워크 보안을 유지하는 구조로 개선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검증 과정에 소모되는 자원 99.95%를 줄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이같은 에너지 효율성 부분은 최근 ESG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으로, 잠재적 유저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될 겁니다.
보안 부문에서도 더욱 효율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전망입니다. PoS는 PoW에 비해 높은 검열 저항성(Consorship-Resistance)를 지니고 있어 공격자들은 네트워크 공격에 더 큰 비용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만약 공격이 발생하더라도 네트워크 복구 역시 용이합니다.
확장성 개선 측면에서는 약간의 오해가 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극적인 확장성 개선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이번 머지는 PoS 전환 이후 진행될 댕크샤딩(Danksharding), 롤업(Rollups) 등 핵심 확장성 업데이트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단계인 것이죠.ETHW·스테이킹 이율 변화 등 머지 이후 '변수'도 존재보고서는 머지 이후의 상황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이더리움 비콘 체인에서는 스테이킹을 진행할 경우 블록 생성(Issuance)을 통한 보상만 받을 수 있지만, 머지 이후에는 블록 생성 보상과 함께 트랜잭션 수수료, 메브(MEV,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채굴자가 채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익) 수수료까지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라 머지 이후 스테이킹은 현재 연간 이자율(APR)보다 50% 향상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죠. 매력적인 APR은 새로운 유저들을 끌어와 네트워크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지난 2021년 8월 런던 하드포크(수수료 소각 제안, EIP-1559) 이후로 네트워크 사용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소각해왔습니다. 거기다 PoS 전환 이후 연간 이더리움 발행량이 9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EIP-1559의 소각과 발행량 감소가 맞물려 이더리움이 디플레이션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죠.
작업증명 하드포크에 대한 변수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챈들러 궈(Chandler Guo)를 중심으로 이더리움 PoS 반대 세력들이 하드포크를 통해 이더리움 작업증명(Ethereum Proof-of-Work, ETHW) 채굴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난이도 폭탄 비활성, EIP-1559 수정, ETHW 채굴 난이도 재설정 등이 있습니다.
하드포크 이후 PoS 기반 계약과 PoW 기반 계약이 함께 진행되면 사용자들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ETH, 7월 상승 이후 백워데이션 발생…상황 맞게 대응해야"
이더리움 현물 가격은 지난 7월 큰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매수세는 주로 북미 시간대에 현물 시장에서 고래들의 주도로 진행됐죠.
현물 시장에서 어느 정도 매수가 이뤄진 후 바이낸스(Binance)와 FTX 거래소의 12월 만기 선물 상품은 백워데이션(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으로 진입했습니다.
옵션 시장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사상 최대치(ATH)를 기록했고, 유동적 스테이킹(Liquid Staking) 서비스에 예치된 이더리움의 양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스테이킹 플랫폼 리도뿐 아니라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크라켄, 후오비 등 다양한 중앙화 거래소(CEX)에도 물량이 쏟아졌죠.
보고서는 이처럼 이더리움 머지를 앞두고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도 등 이더리움 유동적 스테이킹 서비스들은 생태계가 커질수록 큰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킹 서비스들의 네이티브 토큰을 매수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죠.
이더리움 작업증명 하드포크에 따른 수익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머지 시점에 메인넷에 이더리움을 소유하고 있으면 ETHW 하드포크 대상자로 지정됩니다. 에이브(AAVE), 컴파운드(Compound) 등 대출 프로토콜를 이용해 스테이블 코인 등 자산을 담보로 이더리움을 빌리거나 현물 이더리움을 매수하는 동시에 공매도 포지션을 통해 리스크 헷징(Risk Hedging, 위험 분산)을 시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리스크로 ETHW 에어드랍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위험성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전에는 스테이킹 이더리움을 유동화할 수 없었지만, 리도를 통해 스테이킹을 진행한 유저들은 stETH의 형태로 유동화가 가능해졌습니다. ETHW 에어드랍을 위해 stETH를 ETH으로 전환하려는 유저들로 인해 stETH와 ETH간 가격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프레스토랩스는 최근 상황에 따른 두 가지 투자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이더리움 무기한 선물 공매도(SHORT) 포지션을 잡은 후 현물 매수 포지션을 취해 ETHW 에어드랍을 수령하는 겁니다. 이 전략을 통해 ETHW을 수령 후 매도해 수익을 실현하고 적은 리스크로 모든 포지션을 정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 전략은 이더리움 무기한 선물 공매수 포지션을 잡은 후, 현물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겁니다. 두 번째 전략을 통해서는 펀딩 비율이 0보다 적은 상황에서 펀딩비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겁니다. 선물의 경우 만기가 다가오면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로 인한 수익을 취할 수도 있죠.
하지만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두 전략 모두 선물 가격 변동에 따라 추가 증거금이 요구될 수 있으며,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 계속된다면 헷징 포지션이 구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무기한 마진 거래를 통해 공매도 포지션을 잡을 경우 공매수 포지션에 펀딩비를 지급해야 하고, 선물을 통해 공매도 포지션을 잡을 경우 백워데이션에 따른 만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죠.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는 하반기 이더리움의 최대 이벤트 '더 머지', 이번 업데이트가 가상자산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독자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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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