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등 공화당 세력이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공세적 태도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저녁(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국민 연설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주목도가 높은 황금시간대에 맞춰 이뤄졌다.
그는 "평등과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세력을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진실의 빛이 아닌 거짓말의 그늘 속에서 살아간다"면서 "그들은 카오스(혼란) 속에서 세력을 키운다"고 했다.
CNN은 이번 연설의 핵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르는 공화당 정치인들을 향해 "미국의 근간을 위협하는 극단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인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들은 이 나라를 선택의 권리가 없는, 피임의 권리가 없는, 사랑하는 이와 결혼할 권리가 없는 곳으로 후퇴시키기로 작정했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는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다.
이날 연설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17∼25일 전국 등록 유권자 1313명을 대상으로 "2024년 대선이 오늘 치러질 경우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구를 찍겠느냐"고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44%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지난 3월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5%의 지지를 받았다. 두 명 모두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상황이다. 이 경우 2020년 대선에 이은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