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소비자들이 최근 쿠팡 11번가 등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백만원이 결제되는 부정사용 사고를 당했다. 현대카드는 소비자에게 청구된 결제대금을 취소 또는 유예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일부 소비자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 금감원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1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카드 소비자 9명은 “지난 7월 쿠팡 11번가 텐바이텐 옥션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본인도 모르게 신용카드로 수백만원이 결제됐다”며 현대카드와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회사 측이 확인한 피해금액은 약 5000만원이다.
부정사용이 발생한 시기는 대부분 7월 초로 4~5일간 많게는 20여 건에 걸쳐 800만~900만원이 결제된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결제내역을 안내받을 수 있는 ‘카드 이용 알림’ 기능이 평소와 달리 비활성화돼 있어 피해 사실을 약 한 달 후에나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온라인 피싱 사이트를 통해 카드정보와 일반결제 비밀번호 등을 탈취한 사기범이 이를 결제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부정사용은 기존 사기 패턴과는 달리 정상 거래로 인식될 여지가 많아 카드사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도 걸리지 않았다.
통상 다른 사람의 결제정보를 이용한 부정사용은 본인 인증이 허술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이나 일단 로그인만 하면 추가 인증 절차가 간단한 모바일 간편결제에서 주로 발생한다. 사기범이 구입하는 품목도 현금화가 쉬운 상품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엔 온라인 쇼핑몰에서 PC 일반결제 방식으로 일어난 데다 구입 품목도 구매자가 배송받아야 하는 상품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정사용 사고가 알려지면서 다른 카드사 소비자 사이에서도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