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하자" vs "원칙 없는 특혜"…뜨거운 'BTS 병역공방'

입력 2022-09-01 16:01
수정 2022-09-01 16:11

K팝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가 다시 한번 정치권의 현안으로 부상했다. 정부여당에서는 여론조사를 통해 병역특례 관련 국민 여론을 청취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례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같은 특혜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참석해 “여론조사를 통해 (BTS의 병역특례와 관련해)국민의 뜻이 어떤지 한번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여론을 청취한 뒤 올해 안으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병역법상 BTS 멤버 중 최연장자인 진(본명 김석진)은 올해 안에 입대해야 한다.

여권 내에서는 BTS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이들에게 병역특례를 제공하고 다른 방식으로 국가에 기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확대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BTS의 대체복무를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BTS 병역 특례를 미뤘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이용호 의원은 대중문화예술인·체육인은 입영 의무 이행일을 만 33세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지난달 31일 발의했다.



민주당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 전용기 의원은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한민국 남성 모두에게 공정하게 부과된 병역 의무의 대원칙이 흔들리면 이미 군대를 다녀왔거나 현재 복무 중인, 나아가 군대를 가야할 국민들은 어떤 심정이겠냐”며 “여론조사라는 말도 안되는 수단으로 원칙을 무너뜨리면 우리 정부는 단 한명의 국민도 징집할 명분을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어 "정부여당은 여론조사라는 눈속임을 통해 스스로의 논리적 부족함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더 이상 BTS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