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IPO 기지개 켜나...9월 플라즈맵, 샤페론 등 4곳 출격

입력 2022-09-01 14:48
수정 2022-09-02 17:10
이 기사는 09월 01일 14: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달 신약 개발사 알피바이오, 샤페론 등 4곳의 바이오 기업이 잇달아 공모에 나선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알피바이오를 시작으로 선바이오, 플라즈맵, 샤페론 등이 공모에 나선다. 지난 달에는 바이오 기업의 공모가 한 것도 없었다.

올해 들어 바이오 기업의 상장은 한 달에 1~2건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상장한 바이오기업은 총 6곳이다. 애드바이오텍(1월), 바이오에프디엔씨(2월), 노을(3월), 보로노이(6월), 루닛(7월), 에이프릴바이오(7월) 등이다.

공모 성적은 좋지 않은 편이다. 한때 몸값이 1조2000억원까지 치솟았던 보로노이는 올 초 수요예측에서 실패해 고배를 마셨고 시가총액을 5000억원으로 내려 재도전해 간신히 증시에 입성했다.

인공지능(AI) 암 진단 기업의 선두주자로 꼽혔던 루닛도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1조원 대로 거론됐으나 수요예측에서 7 대 1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재 시가총액은 4000억원에 형성돼있다.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에 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해 주목받았던 에이프릴바이오 역시 수요예측 경쟁률이 14 대 1에 그쳤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장 후 시가총액은 2300억원 대로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바이오 기업은 공모가를 절반 이하로 내리지 않으면 사실상 상장이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달에는 시가총엑 1000억~2000억원 대의 중소 바이오 기업들이 증시 문을 두드린다. 오는 20~21일 일반청약을 시작하는 알피바이오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용 연질캡슐을 생산하는 회사다. 연질캡슐에 특화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개발사들과 달리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8.5배에 공모가를 책정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808억~1050억원이다.

선바이오는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를 높이는 페길레이션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3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일주일 가량 미뤄졌다. 오는 22~23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시가총액은 1724억~1971억원으로 제시했다.

오는 26~27일에는 플라즈맵과 샤페론 두 곳이 동시에 청약에 나선다. 플라즈맵은 수술기기 저온멸균 솔루션과 임플란트 재생활성 솔루션 등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의료용 멸균기는 지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 인증을 받았다. 시가총액은 1594억~1948억원이다.

샤페론은 독자적인 염증복합체 억제제 기술을 토대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는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차세대 항체치료제로 주목받는 나노바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823억~2268억원이다.

증권가는 이달 상장하는 기업들이 바이오 업계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IPO 시장에 등장한 바이오 유니콘 기업들이 모두 흥행에 실패한데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상장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다만 최근 바이오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어 기술력을 갖춘 중소 바이오기업들이 증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바이오 투심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