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 연인의 집에 강제로 침입하려던 남성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총을 쏜 전 연인의 부친은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기소되지 않았다.
31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레일(22)은 지난 7월 31일 오하이오주에서 헤어진 전 여자친구 A씨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며 만남을 요구했다.
A씨와 가족들은 "돌아가라"고 말했지만 레일은 분노한 듯 현관문을 거세게 두드렸다. 어깨에 힘을 실어 밀어내는 등 억지로 문을 열려는 시도까지 했다. 이 모습은 현관 앞 CCTV 영상에 그대로 찍혔다. A씨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그가 문을 부수고 날 죽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에 A씨 부친은 "총을 가지고 있으니 돌아가라"고 경고했으나 레일은 이 말을 듣지 않았고 강제로 문을 열어버렸다. 그 순간 A씨 부친은 레일을 향해 총을 겨눴다. 이윽고 세 번의 총성이 울렸다.
공개된 영상에는 집 안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레일은 휘청이며 달아나다 마당에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레일은 A씨 부친이 쏜 총에 어깨와 등을 맞았고 치명상을 입어 현장에서 사망했다. A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은 총을 쏘는 것밖에 없었다"며 "아빠가 내 생명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셸비 카운티 대배심은 최근 관련 재판에서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법을 들어 A씨 부친에 대한 기소를 반대했다. 이 법에 따르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한 총기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다. 이 사건 배심원 9명 중 8명이 A씨 부친의 살인 혐의 기소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일의 유족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A씨 부친이 레일의 등에 총을 쏴 죽였다"며 "당신의 나날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비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