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31일 09: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지분 약 4.47%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성공했다. 이번 블록딜로 두산은 5722억원여원 규모를 확보하게 됐다.
㈜두산은 31일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2854만 4.47%를 블록딜 방식으로 시장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2만50원으로 전날 두산에너빌리티 종가(2만1700원)에서 7.6% 할인한 가격이다.
㈜두산이 처분한 주식 규모는 자기자본대비 6.73%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5.14%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이번 블록딜로 지분율은 30.50%로 낮아지게 됐다.
이번 지분 매각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확보하는 자금은 재무구조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두산의 부채비율은 166%다.
㈜두산은 이번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매각 이후 추가 매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본건 매각 이외에 추가적인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매각 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며, 본건 매각 이후로도 두산에너빌리티(주)의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유지,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두산은 자회사인 두산프라퍼티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두산프라퍼티는 비주거용 건물 임대를 맡았던 기업이다. ㈜두산은 두산프라퍼티 지분 46.0%(97만52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처분금액은 약 727억원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전량을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두산이 지난해 7월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을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자회사와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회사 주식을 소유하는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금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코리아와 한컴 등 계열사가 나눠 갖고 있던 두산프러피티 지분을 모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삼을 예정이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개장 직후 블록딜 여파로 전일보다 6% 이상 하락한 2만3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은 이날 전일보다 2.55% 오른 8만4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