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값 3만원 시대. 파는 사람도 사먹는 사람도 여전히 많은 가운데 치킨용 닭고기(육계)와 연관된 기업들은 올해 2분기 선방한 실적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관련주들을 한 데 묶은 상장지수증권(ETN)이 국내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연말까지 치킨 관련주에 투자하는 이른바 '치킨 ETN'을 선보이기 위해 한국거래소와 협의 중이다. 이를 위해 금융정보 업체이자 지수 산출기관인 에프앤가이드와 협력해 기초지수가 될 '치킨 지수'를 만들었다.
ETN은 주가지수나 원자재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증권사가 발행하고 만기가 있다는 점이 발행 주체가 운용사인 ETF와 다른 점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우선되어야 한다든가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던 독특한 ETN의 경우에는 먼저 출시될 수 있도록 상장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치킨 ETN도 시장의 인지도와 수요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올해 안으로는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ETN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치킨 테마와 관련도가 높은 종목을 선별에 집중 투자한다. 치킨과 양계, 닭고기, 계육 기반의 종목들이다.
구체적으로는 종목선정일 직전달 기준 과거 2년치 증권사 리포트와 반기·사업 보고서 내 '사업의 내용' 파트를 살펴 치킨 관련주 상위 10종목을 구성종목으로 선정하는 식이다. 각 종목에는 20%의 실링(비중 조정) 제한을 둔다. 예를 들어 어느 종목의 비중이 20%를 넘으면 해당 종목의 초과분을 다른 종목에 배분해 비중을 20%로 재조정하게 된다.
지난 30일 기준 치킨 ETN 지수의 자산구성내역(PDF)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 오뚜기, 하림지주, 교촌에프앤비 등 4종목이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 하림과 마니커, 마니커에프앤지, 사조대림,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푸드나무 순으로 비중이 높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치킨 프랜차이즈는 교촌에프앤비뿐이어서 닭고기 생산·공급과 관련한 다양한 업체들이 두루 포함됐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치킨은 국민 음식으로 꼽히는데다 최근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닭고기 포장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단순히 프랜차이즈 뿐 아니라 닭고기 생산 전반 단계에 관련되어 있는 주요 업체들로 꾸리고자 했고 이들 업체의 주가가 장기적 관점에서 우상향할 것이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