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강남의 인기 단지도 경매 시장에서 잇달아 유찰되는 굴욕을 겪고 있다. 강남 내에서 재건축 호재가 있는 단지, 감정가가 낮은 물건 등만 첫 매각일에 낙찰됐다. 나머지는 유찰 물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31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두 가구(전용면적 157㎡, 145㎡)는 2건 모두 유찰됐다.
2019년 1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경매 시장에 등장한 아이파크삼성은 강남 지역에서도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단지로 꼽힌다. 전용면적 157㎡는 감정가 51억7000만원, 전용 145㎡는 50억원으로 매매시장에 나온 호가보다 4억원가량 낮았지만 매수심리 위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84㎡도 8월 2일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물건은 오는 6일 감정가(23억1000만원)보다 20% 할인된 18억4800만원을 최저가로 하는 2차 매각을 진행한다.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전용 173㎡(감정가 28억8000만원)도 8월 17일 이뤄진 경매에서 한 차례 유찰돼 다음 매각일인 오는 21일을 기다리고 있다. 최저입찰가는 23억400만원이다.
강남에서도 재건축 호재가 있는 단지는 높은 낙찰가율에 매각됐다. 강남권 1호 신속통합기획 단지인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204㎡는 30일 열린 경매에서 감정가(47억원)의 104%인 48억8000여만원에 팔렸다. 응찰자는 1명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재건축 단지는 미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다른 물건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둔다”며 “다른 강남권 물건들도 한 차례 유찰되면 감정가보다 20% 낮아져 두 차례 유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