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만하임극장의 바그너 '반지' 시리즈 전편, 대구서 공연한다

입력 2022-08-31 16:53
수정 2022-09-01 08:54

바그너 필생의 대작인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 4부작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9월 23일부터 11월19일까지 열리는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독일 만하임국립극장이 제작한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 전편을 무대에 올린다고 31일 밝혔다.

국내에서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4부작 중 한 편만 전막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네 편을 연속해서 무대에 올리는 이른바 ‘링 사이클(Ring Cycle)’은 2005년 9월 24~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연출의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프로덕션 이후 두 번째다. 국내 무대에 바그너 오페라가 오르는 경우가 드문데다 이번 ‘반지' 공연은 바그너의 본고장인 독일 프로덕션이어서 국내 바그네리안(바그너 열성 애호가)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는 독일 만하임국립극장에서 올해 7월에 공연된 최신 프로덕션이다.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Opernwelt)’가 ‘올해의 연출가’로 선정한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의 연출작이다. 만하임극장의 주역 가수와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230여 명이 내한해 현지에서 제작된 무대 그대로 올린다. 시리즈의 서막을 여는 ‘라인의 황금’이 10월 16일, ‘발퀴레’가 17일, ‘지그프리트’가 19일, ‘신들의 황혼’이 23일에 공연된다.


‘니벨룽의 반지’는 네 편을 합친 공연 시간이 인터미션을 포함해 약 17시간 30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난쟁이 니벨룽족 알베리히가 훔친 ‘절대 반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보탄을 중심으로 한 신들의 세계가 몰락하고 지그프리트로 대표되는 인간의 세계가 탄생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알렉산더 소디 음악감독이 만하임국립극장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알베리히 역에 바리톤 요하임 골츠, 브륀힐데역에 소프라노 리즈 린드스트롬이 브륀힐데, 에르다 역에 메조소프라노 율리아 페이렌보그 등이 출연한다. ‘라인의 황금’의 보탄은 바리톤 토마스 제삿코, ‘발퀴레’의 보탄은 레나투스 메사르가 연기한다. 테너 수테판 빈케와 요나단 스타우턴이 ‘지그프리트’와 ‘신들의 황혼’에서 각각 지크프리트 역을 맡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이번 ‘링 사이클’은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유네스코 음악제’ 관련 포럼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만하임국립극장과의 공연교류 프로젝트”라며 “2026년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이 만하임국립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구오페라축제에서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광주시립오페라단과 합작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9월 23,24일), 이탈리아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과 합작한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10월 7, 8일)와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10월 28,29일), 영남오페라단의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11월 4,5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윤이상 오페라 ‘심청’(11월 18,19일) 등도 선보인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