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살리고 지역사회 홍보까지…외식업계에 부는 상생 바람

입력 2022-08-31 15:20
수정 2022-08-31 15:30


식품외식업계에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신메뉴를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알리기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CJ푸드빌은 남해군과, 스타벅스는 제주시와 문경시, 맥도날드는 창녕군과 보성군, 충청 양돈농가와 손을 맞잡았다. 국내 농가에서 식자재를 공급받을 경우 ‘상생’이라는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재료 매입 문제도 수월하게 풀 수 있다는 설명이다.

31일 CJ푸드빌은 경상남도 남해군과 지난 30일 남해군청에서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남해군의 특산물인 마늘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2022 남해군 방문의 해’ 홍보를 도와 지역사회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기로 했다.

남해마늘은 사면이 바다인 지리적 특성상 해풍을 맞으며 재배돼 미네랄이 풍부하고 알싸한 맛이 강하다. CJ푸드빌은 이 점을 살려 빕스의 밀키트와 뚜레쥬르의 베이커리 신제품에 마늘을 활용할 계획이다. CJ푸드빌이 남해마을을 대량 수매함으로써 급격한 시세변동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마늘농가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CJ푸드빌은 장기적으로 남해군과 남해마늘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홍보에도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남해 독일마을에서 개최되는 ‘독일마을 맥주축제’에 참가해 남해마늘을 활용한 밀키트 제품과 맥주와 잘 어울리는 슈바인학센을 선보인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N서울타워에서도 남해군의 관광상품 및 지역 특산물을 홍보할 계획이다.



김찬호 CJ푸드빌 대표는 “남해군과의 협력으로 지역사회 상생을 통한 ESG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 매우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단순 식재료 수급 및 제품화를 넘어 남해군을 비롯해 지역 특산물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민관 협력의 좋은 상생모델로서 농가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도 이달 25일부터 전국 소상공인 카페 100곳에 첫 상생음료 ‘한라문경스위티’ 5만잔을 한정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생 음료는 지난 3월 스타벅스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진행한 스타벅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동반성장위원회 간 상생 협약의 일환으로 출시됐다. 협약을 통해 카페업계 간의 지속적인 상생을 위한 소통과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대중적인 맛의 제주 한라봉과 문경 오미자를 활용해 개발한 이 음료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茶)다. 국산 농산물과 지역 명칭을 음료명에 반영함으로써 지역 농가와의 상생의 의미도 담았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동반성장위원회가 소규모 카페 중 매출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선정한 100곳의 카페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현재 소상공인 카페를 위한 두 번째 상생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하반기 중에 새로운 상생음료를 소상공인 카페에 선보이고 판매 대상 카페도 점차 늘리는 등 지원 범위를 확대하며 적극적인 상생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맥도날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특별한 메뉴를 개발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 등 국내산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식자재는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 전국 농가에서 공급받는다. 지난해에만 약 4만t의 국내산 식자재를 사용하는 등 국내산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특히 ‘한국의 맛’ 프로젝트 일환으로 출시된 버거들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프로젝트는 고품질의 국내산 식자재 사용을 늘리기 위한 ‘로컬 소싱’ 프로젝트다. 작년 여름 한정 출시된 창녕 갈릭버거는 품절 대란이 일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맥도날드는 8월 초에 이 메뉴를 재출시했다. 맥도날드가 버거 출시 이후 매입한 창녕군 마늘은 누적 85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말 출시한 보성 녹돈 버거도 전남 보성의 녹차 농가, 충청 지역 양돈 농가들과 매입 계약을 맺어 내놨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