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인천에서 터진 붉은 수돗물 사건은 상수도에 대한 공포를 키웠다. 이듬해에는 인천 일부 지역과 경기 시흥, 화성에서 수돗물에 유충이 발견됐다. 정수장과 노후 상수도관 오염이 실시간 감지되지 않으면서 생긴 문제다. 가정에서 수도꼭지에 정수 필터를 다는 가정이 늘어난 계기가 됐다.
롯데건설은 30일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아파트 입주민이 직접 상수도 수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울 독산동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 단지에 수돗물 수질 상태를 측정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결과값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기존에는 수돗물의 수질을 확인하려면 지역 배수지에서 제공하는 수질 정보를 확인하거나 환경부에서 시행하는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통해서만 알 수 있었다. 수돗물 안심 확인제는 인터넷이라 전화로 수질검사를 신청하면 담당자가 가정을 방문해 검사하는 제도다.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에는 단지 내 지하 저수조에서 각 가정을 잇는 급수관에 ‘지능형 수돗물 수질 측정기’를 달았다. 측정기가 클라우드 웹 서버에 측정값을 보내면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관리사무소 단말기와 전용 홈페이지 ‘퓨어 워터 시스템’으로 결과를 전송한다.
입주민들은 전용 웹사이트에 로그인하면 우리 단지의 수돗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화면에서는 잔류 염소, 탁도, 수온, pH(수소이온농도지수) 등의 측정값이 뜬다. 이 수치가 환경부 기준치 이하인지도 표시된다. 음용할 수 없을 정도의 오염이 발생하면 경고음을 보낸다.
롯데건설은 이 시스템을 만든 ‘엠에스텍’과 손잡고 수질 측정기와 분석 데이터 제공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지난 3월부터 공동주택 관련 시스템을 개발해 사업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향후 ‘AI 기반 스마트 수돗물 수질 측정 시스템’을 적용하는 단지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