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아이들 격려한 尹 "나도 받아쓰기 10점 맞았어"

입력 2022-08-30 15:33
수정 2022-08-30 15:45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다문화·한부모 가족센터를 찾아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언급한 이후 취약 계층을 살피는 행보를 늘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가리봉동에 있는 구로 가족센터에서 센터 이용 가족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취약·위기 가족은 촘촘하게 두텁게 지원하고, 특히 자녀들이 부모의 경제적 여건 및 가족 환경의 차이와 관계없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편적 가족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저소득 한부모가족 및 청소년 부모 아동양육비 지원 △다문화 가족 자녀의 언어·학업 부적응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가족센터 내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공동육아나눔터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과 탁자에 같이 앉아 한 아이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윤 대통령이 책의 한 대목을 흉내내자 아이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은 같은 센터에 있는 움틈학교도 찾았다. 움틈학교는 한국에 중도 입국한 다국적 학생들이 한국어 등을 공부하는 곳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국민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받아쓰기 시험이라든지 이런 것을 하면 100점 만점에 10점도 맞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도 국민학교 처음 입학해서 (공부를) 아주 못했다. 조금씩 나아져서 성적이 올랐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같은 행보는 윤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약자 복지' 정책의 일환이다. 윤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어려운 분들의 생계 안정을 위해 기초 생활 보장을 강화하고 갑작스러운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을 강화"고 언급했다. 취임 이후 '자유'와 '경제'에 놓였던 국정의 무게추를 '복지'로 일부 옮긴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충현복지관을 방문해 직업 훈련 중인 발달장애인들을 격려하고 사회서비스 혁신을 당부했다. 지난 23일 출근길 회견(도어스테핑)에서는 수원 세모녀 사건을 거론하며 "정치 복지보다는 약자 복지로, 자신의 목소리와 어려움을 한 목소리로 낼 수 없는 약자들을 찾아 그 어려운 삶을 배려하겠다고 국민께 말씀드려왔다"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전방위적인 인적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비서관급 인사 4명과 행정관급 인사 10명이 사실상 경질된 가운데 정무수석실과 정책기획수석실 등에서는 수평 인사 이동도 이뤄졌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늘공(부처 공무원) 중심의 조직에 정무 감각을 더하기 위한 인사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인사개편의 폭을 전체 인원의 10%에 달하는 40명 전후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인엽/좌동욱 기자 inside@hankyung.com